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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프라이즈 선물을 싫어한다. 취향이 확고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내가 원하는 걸 콕 집어서 받는 게 좋다. 내 생일 선물로 남편에게 올해 요구한 선물은 Mariefred 1박 여행이었다. 가기 전 무엇을 할까 리서치를 좀 했는데.. Taxinge Slott은 안타깝게도 보트와 증기기관 기차를 운행하는 날이랑 안 맞아서 다음을 기약했다. 대신 Mariefred 내에서 하는 푸드트럭 페스티벌 첫 날에 일정을 맞췄다. 주말에는 분명히 붐빌 것 같아서 목요일에 갔다가 푸드 페스티벌 하는 첫 날인 금요일에 잔뜩 먹고 스톡홀름으로 돌아오는 완벽한 계획이었음. 목요일은 날씨가 변덕스럽기도 했고 쌀쌀했다. SJ 기차는 믿을 수가 없다.. 는 걸 잊고 있었다. 기차가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연결편인 버스를 놓쳤고, 다음..

어제는 내 34번째 생일이었다. 이젠 30대 초반이 아니라 중반이라고 해야 맞겠지? 뭔가 마흔 전에는 이것저것 이뤄내고 싶은 것들이 잔뜩 있는데, 그것 또한 욕심이고 착각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어제 클핏 박스에서 평생 운동을 안 하다가 47살에 운동을 시작해서 3년 만에 정말 높은 레벨로 운동하는 멤버분이랑 대화를 하며 영감을 받았다. 인생은 의외로 짧을 수도 있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길 수도 있다. 남편과 나, 우리 둘이서 오래 오래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잔뜩 만들어 놓고자 열심이다.  이번주도 여전히 휴가였고 테마는 집 청소였다. 대청소를 하느라 남편도 나도 평소보다 고생 좀 했지만 우리 손을 통해 깔끔해진 집에 살며 보람도, 사랑도 더 크게 느꼈다. 친구도 가족도 만나서 지난주보다..

일도 술술 풀리고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다. 오랜 시간 동안 수집한 정보와 지금의 내가 원하는 것을 따라서 새로운 계획도 세웠고 그에 맞게 꼼꼼하게 저축 계획도 세웠다. 정말 요즘 드는 생각은 이제야 진짜 내 인생을 내 뜻대로 제대로 사는 것 같다는 것. 정말 이제야 내 인생이 시작한 기분이다.  매일이 너무 행복하고 소소한 것에도 감사하다. 출근하면서 보는 풍경에 감사하고, 환경 미화원들에게 감사하고,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이용해서 대중교통 가격이 저렴한 것에도 감사하다. 알을 품고 있는 새와 마주치는 것도 행복하고 지난여름에 만났던 새 커플을 보는 것도, 길을 가다가 귀여운 강아지들을 만나는 것도 정말이지 행복하다.  버밍엄에서 돌아올 때 취소된 비행기 때문에 compensation을 받았는데 내가 기대..

부활절 연휴다. 내가 올해 바랐던 소원들, 그리고 예전부터 바래왔던 소원들이 쉽게 이뤄지고 있어서 나는 새로운 소원을 찾고 있다. 끌어당김의 법칙을 머리로만 이해한 게 아니라 내 경험으로 체험하고 믿게 되니 인생이 쉽게 풀린다. 어려운 게 없고 마음이 가볍다. 법륜 스님의 인생을 가볍게 살라는 조언까지 제대로 적용하고 나니.. 인생에 괴로움이 없다. 5월 30일까지라고 주문했는데 이미 새로운 회사에서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사람들과 일을 시작하게 됐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스웨덴어를 더 잘 하는 수준이 되었으며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좋은 사람들과 크로스핏 박스에서 행복하게 트레이닝을 계속하고 있다. 이미 진행 중인 코칭 클라이언트의 만족도도 높고, 새롭게 클라이언트 한 명이 생겼다. 억지로 애쓰..

정초부터 몸도 마음도 많이 아팠던 일주일. 당연히 크리스마스 전후로 시댁 가족을 포함해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아무래도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특히 나는 예민한 사람이라 짧은 시간에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나니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쌓였었나 보다. 고강도 운동을 계속하다 보니 그것 또한 몸에 스트레스를 준 것도 같다. 어쨌든 남편이 먼저 크리스마스 직후 일주일 정도 아프기 시작했고 나도 시름시름 감기 기운을 느끼다 정초부터 앓아누웠다. 못 움직일 정도로 심각하게 아팠던 것은 아니지만 스톡홀름이 체감 온도 영하 20도인 상황에서 아픈 상태로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내리 5일을 집에만 있었다. 평소 활동적이게 움직이던 사람이, 그리고 머리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것도 안 하고 5일을 집에만 있으..

겨울이 좋아졌다. 마음이 편해지니 어두운 것도 편해져서 내 마음속 어떤 저항 (resistance)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겨울이구나, 어둡구나 한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어디에 있어도 좋고, 누구와 있어도 좋다. 그냥 그 상태 그대로 괜찮다. 가장 좋은 상태에 이르렀다. 안 이뤄지면 큰일 날 것 같은 소원도 없고 언제 꼭 이 소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그런 기한도 없다. 소원이 언제 이뤄지나 전전긍긍하는 마음도 안 들고 그냥 좋다. 편하다. 애쓰는 마음이 사라진 지금이 좋다. 하루하루가 평안하고 행복하다. 어릴 때 내가 소원했던 그대로 지금 살고 있다. 내 생에 단 한 번도 이렇게 여유롭게 쉬었던 적은 없었다. 이렇게 행복하게, 평온하고 평안하게 아무것도 안 하면서 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행복은 결코 우연히 찾아오지 않는다. 행복은 의도적이고 반복적인 선택, 그러니까 commitment다. 그래서 나는 내 의지대로 행복한 매일을 보내고 있다. 이미 오래전 나는 과거의 나와 비물질 세계, 그러니까 눈에 보이지 않는 시공간에서 이미 작별인사를 했다. 내 에너지가 새로운 스테이지로 올라섰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을 때 이미 과거의 나는 과거가 되었다. 그리고 물질세계는 이제야 그것을 따라잡았다. 과거 회사의 동료와 마지막 미팅을 했고, 그것으로 완전히 작별했다. 끝, finito. 매일이 행복하다. 정확히 내가 의도했던 결과이기에 놀라운 것은 없고 그저 당연한 결과다. 결과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고 그게 현실이 되었기에 놀랍진 않고 그저 감사하고 행복한 느낌이랄까. 이번주도 주 5회 운동을 목표로..

병가 때문에 올해 8월부터 시작했던 새로운 심리 상담사와의 상담 관계를 오늘로 마무리 지었다. 처음 몇 세션의 목적은 이전처럼 행복한 나로 돌아가는 것이었고, 그 이후 세션들은 내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조언을 얻고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온전히 털어놓는 것을 목적으로 했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참 잘한다. 코치, 심리 상담사, 재활 치료사, 나프라팟, 요가 강사, 퍼스널 트레이너 등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내 인생을 한 단계 더 높여 가고 있다. 이번 마지막 상담의 내용은 최근 고민했던 specialist vs generalist에 관한 것이었고, 역시나 끌어당김의 법칙대로, 또 우주님의 계획대로 심리 상담사는 자신이 마침 그 내용에 대해서..

내일 토요일은 완전히 전원을 끄고 쉬고 싶어서 금요일에 한 주를 돌아보며 기록을 남긴다. 오늘 점심은 직접 집에서 만든 Thai Chicken Coconut Soup. 눈보라가 치고 추워진 날씨에 집에서 따뜻하게 수프 요리를 많이 했다. Cream of Mushroom Soup도 처음 시도해 봤는데 꽤 맛있었네. 나는 계획하는 걸 참 즐긴다. 그래서 남편과 맛있게 먹을 레시피를 찾아보고 계획하는 것 또한 내 일상 속 즐거움 중 하나. 집에서 만든 요리를 남편이 잘 먹는 걸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남편이 휴가여서 둘이서 데이트 겸 기분전환 겸 해서 외식을 좀 했다. 월요일에는 피자헛 런치 뷔페에서 샐러드랑 피자를 적당히 먹었고, 화요일에는 3년 전부터 연례행사로 매년 한 번..

행복한 나와 남편의 모닝 루틴. 오랜만에 찾은 파인 다이닝급 레스토랑에서 임신한 친구와 즐긴 three course meal, 그리고 타로 리딩. 살짝 망설였지만 우주의 무한한 풍요로움을 믿으며 타로 리딩에 대한 보답으로 밥은 내가 샀다. 여기도 오랜만! 도착하자마자 들른 곳은 미술관 내 카페. 눈이 오는 추운 날이라 따뜻한 브루 커피 한 잔과 사프란 오렌지 번을 사서 편안한 소파 자리에 앉아서 사색하며 즐겼지. 새롭게 Carl Larsson의 그림에 감동하며 다음번 살고 싶은 집 인테리어 영감을 얻어서 돌아왔다. 정원에 관한 테마 전시가 있어서 Claude Monet의 작품도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두 시간 동안 혼자 걸으며 행복했던 시간. 이번주도 4번 운동 완료. 운동 강도를 확실히 높였더니 근육이..

리스본 여행을 다녀온 뒤로 일상에 대한 감사함이 더 커졌다.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내게 중요한 것들인지 깨닫고 온 여행이었다. 스웨덴에서 사는 것이 내게 얼마나 잘 맞는지 배우고 돌아왔달까. 매일 아침 눈을 뜨고, 회사 일을 하고, 남편과 함께 요리를 하고, 운동을 하러 가고. 그러다 가끔 친구들이나 가족들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오페라나 그림을 그리며 샴페인을 마셔도 보는 등의 색다른 경험도 하고. 맛있는 커피를 찾아서 내 행동반경 이내 스톡홀름에 있는 카페란 카페는 다 찾아가 보고. 그렇게 겹겹이 쌓아가는 일상의 기억들이, 나는 참 따스하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