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19. 34번째 생일 기념으로 남편과 다녀온 Mariefred

나는 서프라이즈 선물을 싫어한다.
 
취향이 확고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내가 원하는 걸 콕 집어서 받는 게 좋다.
 
내 생일 선물로 남편에게 올해 요구한 선물은 Mariefred 1박 여행이었다.
 
가기 전 무엇을 할까 리서치를 좀 했는데.. Taxinge Slott은 안타깝게도 보트와 증기기관 기차를 운행하는 날이랑 안 맞아서 다음을 기약했다.

대신 Mariefred 내에서 하는 푸드트럭 페스티벌 첫 날에 일정을 맞췄다. 주말에는 분명히 붐빌 것 같아서 목요일에 갔다가 푸드 페스티벌 하는 첫 날인 금요일에 잔뜩 먹고 스톡홀름으로 돌아오는 완벽한 계획이었음.
 
목요일은 날씨가 변덕스럽기도 했고 쌀쌀했다. 
 
SJ 기차는 믿을 수가 없다.. 는 걸 잊고 있었다. 기차가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연결편인 버스를 놓쳤고, 다음 버스는 한 시간 뒤.

어차피 한 시간 기다릴 바에야 체력 좋은 남편과 나는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Läggesta에서 Mariefred까지 씩씩하게 걸었음. Cykelväg이 따로 있어서 걷기는 참 좋았음. 구글 맵에 따르면 한 시간 걸린다던데 남편이랑 이런저런 수다 떨면서 걸으니 생각보다 아주 빨리 도착했음. ㅎ.ㅎ
 
Mariefred 시내 도착하자마자 바로 때려넣은 와플. 아이스크림과 베리잼을 곁들인 막 구운 와플은.. 대박! 주차장에는 빈 칸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빼곡히 차들이 주차되어 있더라.
 
 

 
 
 
 
 
멋진 경관!!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이 멋져서 찍었다.
 

 
 
 
 
 
 
Gripsholm Värdhus에서 1박을 했는데, 예약은 더블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스위트룸에서 지내게 됐다. 남편이 내 생일이라고 따로 노트에 적었더니 아무래도 업그레이드를 해주신 것 같다. 럭-키!

160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라서 역사 속으로 뛰어 들어간 느낌이 좋았다. 스웨덴 국내를 여행하면 우리는 자주 이런 오래된 호텔들에서 지내는데, 분명 불편한 점도 있지만 역사 체험하는 느낌이라서 재밌고 색다른 느낌이 좋기도 하다.

사진은 없지만 침실은 따로 공간이 분리되어 있었고 화장실도 두 개가 있었다. 둘 다 욕조가 있어서 런닝 후 반신욕도 했다.
 

 
 
 
 
 
 
 
잠시 호텔방에서 쉬고 또 무브무브. 꼭 가봐야지 하고 저장해둔 Cafe blå katten에 들렀다. 처음에는 샌드위치 두 개를 시키려다가.. 케이크 셀렉션을 보고 마음을 바꿔서 딸기 라임 치즈 케이크를 시켰는데 대박. Grilled 햄치즈 샌드위치도 일품이었다. 남편이랑 둘이 나눠먹기 딱 맞게 반으로 잘려서 나와서 더 좋았다. 아쉽다면 배가 불러서 바노피 케이크랑 오레오 케이크를 못 먹어본 것.. ㅠ.ㅠ
 

 
 
 
 
 
 
 
패키지로 예약을 해서 패키지에 포함된 일정을 착실히 수행했다. Sparkling wine & strawberries로 먼저 시작을 하고.. 그 다음에는 3-rätters 저녁을 먹었다.

내 생일이라고 우리가 예약한 테이블에는 귀엽게 스웨덴 국기도 놓아주셨다. ㅠ.ㅠ ❤️❤️ 사실 우리가 이렇게 식사하는 동안 주변에서는 räkfrossa 하느라 엄청 난리였음. 다들 새우 까먹느라 바쁘셨음..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새벽 6시에 일어나서 계획했던대로 런닝을 함.
 
새로 산 Hoka 운동화에 미리 챙겨간 운동복을 쫙 입고, 룰루레몬 벨트백도 딱 하니 정말 운동인 느낌이 물씬!
 
Strava 앱에서 미리 루트를 찾아뒀고, 그대로 따라가면서 5km 조금 넘는 거리를 뛰다가 걷다가 했다. 걸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슴들!! Hjorthagen이라서 사슴들이 정말 정말 정말 많았다.

숫사슴 떼는 정말 장관이었음. 남편도 나도 사슴들 놀래키지 않으려고 사슴이 보이면 천천히 걸었고, 숫사슴들이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멈춰서 기다렸다. 애기 사슴들도 있었는데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귀여웠음. ㅠ.ㅠ 덴마크 사슴 공원에서 사슴들 몇 마리 당근 먹여준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만난 사슴들.
 

 
 
 
런닝 후 반신욕 후 호텔 조식까지 클리어한 우리. 정말 치밀한 나의 계획대로 움직였다. 호텔 조식이 참 괜찮았다. Scrambled eggs가 좋았고, kvargpankakor가 정말 맛있었음. 기본에 충실한데 기본을 잘 하더라고. 대만족!
 
호텔 조식 먹고 또 산책.. 이번에는 안 가본 Gripsholm slott 주변을 둘러보러 산책 산책. 우리 말고도 조깅하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날씨도 좋고 자연 경관도 좋으니 여기서 살면 매일 뛰고 싶을 듯.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시작한 대망의 푸드 페스티벌.

사실 우리는 그 전날부터 트럭들이 하나 둘 모이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미리 우리가 원하는 푸드 트럭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도 해놨음 🤣🤣🤣 남들보다 잽싸게 원하는 음식들을 구입해서 맛을 봤다.

맛본 것 중 최고는 Father & Son 버거. 여기도 기본에 충실한데 굉장히 맛있었다. 
 

 
 
 
 
 
 
 
 
입가심할 겸 콜드브루 커피 한 잔 하며 호텔 앞마당에 앉아서 태닝을 했다. 썬크림을 안 발라서 둘 다 얼굴이 빨갛게 탔음.
 

 
 
 
 
 
 
 
잠시 쉬고 후반전 시작. 브라질리언 친구한테 보내준 브라질 푸드트럭 사진. 자메이카 푸드 트럭 음식은 실망스러웠지만 벨기에 와플은 최고였다. 벨기에 여행이 우리를 부른다!
 

 
 
 
 
 
이렇게 여행을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역시 집이 최고다.
 
물론 남편에게 생일 선물 고맙다고 100번도 넘게 말했지만. 😝
 
기억에 남을 행복한 여행이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