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W52: 처음으로 아무 걱정도 계획도 없이 쉬었다.

겨울이 좋아졌다. 마음이 편해지니 어두운 것도 편해져서 내 마음속 어떤 저항 (resistance)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겨울이구나, 어둡구나 한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어디에 있어도 좋고, 누구와 있어도 좋다. 그냥 그 상태 그대로 괜찮다. 가장 좋은 상태에 이르렀다. 안 이뤄지면 큰일 날 것 같은 소원도 없고 언제 꼭 이 소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그런 기한도 없다. 소원이 언제 이뤄지나 전전긍긍하는 마음도 안 들고 그냥 좋다. 편하다. 애쓰는 마음이 사라진 지금이 좋다. 하루하루가 평안하고 행복하다. 어릴 때 내가 소원했던 그대로 지금 살고 있다. 

 

내 생에 단 한 번도 이렇게 여유롭게 쉬었던 적은 없었다. 이렇게 행복하게, 평온하고 평안하게 아무것도 안 하면서 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주가 참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특별한 일을 한 것은 없는데 일상이 너무나 만족스러워서. 

 

이번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 건지는 정말 확실한 intention, 의도가 있었다. 머리 쓰는 일은 하나도 하지 않기. 계획 세우지 않기. 그냥 지루함을 즐기며 뒹굴뒹굴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남편과 일상 즐기기. 커피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운동하고 싶으면 운동하고. 그냥 그렇게 지내기. 정말 그렇게 지냈던 일주일이다. 감사하고 행복했던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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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집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기도 했고 심심하기도 해서 요리를 정말 많이 했다. 카페 가는 대신 아침으로 치아 푸딩 (chia seeds pudding)을 만들고 블루베리, 바나나, 코코넛 가루랑 피넛 버터를 섞어서 먹었다. Whole chicken으로 Peruvian roast chicken, 감기 기운이 있는 남편을 위해 토마토소스를 넣어 미트볼 스튜도 만들었고, 어제는 크리스마스 식재료인 prinskorv를 넣고 쏘야도 만들었다. 주말이랑 다음 주에는 돈가스, oven-roasted picanha, 태국 카레 등을 만들 계획이다.

 

 

어제는 남편이랑 오리들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Migration>을 보러 Filmstaden Sergel에 갔다. 깔깔대며 둘이서 웃었다. 포인트가 쌓인 줄도 몰랐는데 덕분에 영화 티켓 하나는 공짜였다. 감사합니다! 

@ Filmstaden Sergel.

 

 

 

영화 다 보고 남편이랑 점심으로 일본식 라멘 먹으러 갔다가 예전 직장 동료네 가족들이랑 마주쳐서 짧게나마 인사도 나눴고, 새해 전야에 남편이랑 요리할 재료도 싱싱한 식재료 파는 곳에서 잔뜩 쇼핑했다. Three course Italian meal을 만들 거라서 곁들여 마실 프로세코도 구입 완료.

@ Tokyo Ramen. 면이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던 라멘!

 

 

 

내년에 볼 영화 두 편! 기대 돼!

 

지난주 토요일 운동하고 남편이랑 먹은 인도 음식. 남은 카레는 집에 싸와서 닭가슴살 넣고 다시 한 번 재활용 해서 먹었다. 

@ Zaiqa.

 

이번주도 운동 완료. 5km 러닝 신기록 달성했고, 요가 수업은 두 번이나 취소했다. 오늘은 요가 수업 대신 집에서 쉬는 걸로.

 

 

 

 

크리스마스 전후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시댁 식구들과 시간도 보내고 가까운 동네 친구네 가족들도 오랜만에 만났고, 야무지게 코펜하겐 사는 친구랑도 한 시간 통화를 했다. 좋은 사람들과 둘러쌓여 보낸 주 초반.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고, 우리 둘이선 절대 가지 않을 Tekniska Museet도 영국에서 스톡홀름 놀러온 시조카 덕분에 가봤다. 

 

 

 

 

스톡홀름 겨울 풍경. 

이번주 책 읽고 들은 것들. 1월 둘째주부터 시작할 스웨덴어 수업을 위한 책도 주문했고, 한 권은 도서관에서 대출 완료. 주문한 책은 현재 배송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