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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남편이랑 둘이서만 여행을 다니다가 정말 오랜만에 여자 사람 친구랑 둘이서 리스본으로 호캉스를 예약했다. 남편은 남자 사람 친구들과 bachelor party를 하러 바르셀로나에 갔고, 정확히 똑같은 주말에 나는 리스본으로 향했다. 5성급 호텔을 예약했는데, 코펜하겐에서 출발해 나보다 먼저 도착한 친구가 놀라서 문자를 보냈더라. 너는 도대체 무슨 이런 어마무시한 호텔을 예약했냐고! 리스본은 이미 몇 년 전 한 번 가본 터라 별로 시내 구경을 하고 싶은 필요도 못 느꼈고, 날씨도 너무나 더워서 조금만 걸어도 지쳐 나가떨어졌기에 우리는 호텔 내부, 그리고 그 주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루프탑 풀이 공사 중이었던 것만 제외한다면 모든 것이 완벽했고, 즐거웠다. 리스본에서 나의 루틴은 새벽에 일어나서..

스톡홀름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탈린, 리가 그리고 빌뉴스는 항공권이 대체적으로 저렴하고, 물가도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방문하는 데 부담이 적은 도시들이다. 특히나 관광객들로 붐비지 않는 도시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인 여행지! 몇 년 전 가을, 에스토니아 탈린을 방문했을 때, 스톡홀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작고 귀엽고 정겨운 도시에 반하고 돌아왔다. 남편은 심지어 그 여행 이후로 탈린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말도 여러 번이나 했을 정도. 그 좋은 기억을 바탕으로, 다음번에는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던 나는 리가에서 스파 호캉스를 할 계획으로 한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 때문에 여행은 취소되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다시 왠지 리가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 시..

몇 년 전 싱글일 때, 혼자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의 시그튜나를 방문했었다. 그 당시 여름이어서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로드트립 기분을 내고 싶어 컨츄리 송을 가득 채웠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우연히 발길이 멈춘 카페에서 먹었던 달콤한 도넛과 따뜻한 아메리카노 하나 잔. 그리고 2022년 연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릴 주말에 남편과 함께 둘이서 시그튜나를 다시 찾았다. 누군가와 함께 겨울에 찾은 시그튜나는 내게 새로운 기억을 한 아름 안겨주었다. 여름에도 귀여웠던 좁은 골목들은 눈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뒤덮여 더더욱 사랑스러웠다! 정말이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고 귀여운 도시. 멋진 크리스마스 여행을 원해서 주니어 스위트에 럭셔리 패키지를 예약했고, 역사가 잔..

작년 코칭 수업을 같이 들으며 친해진 독일 친구 두 명은 스톡홀름에서 조금 떨어진 베스터로스에 산다. 당시 이사를 앞두고 있던 만삭의 친구 M과 한 아이의 엄마인 D를 오랜만에 만나러 베스터로스로 훌쩍 기차를 타고 가서 1박을 하고 왔다. 지난번 베스터로스를 찾았을 때도 1박을 했었는데 그때는 Migrationsverket에 ID를 신청하기 위해서였다. 스톡홀름은 몇 달이나 예약이 꽉 찬 상태여서 가볍게 남편과 함께 새로운 도시를 여행할 겸 겸사겸사 다녀왔었다. 당시 어마무시하게 큰 호텔방을 예약했었는데, 그 가격에 그 정도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혼자 여행이라 이번에는 저렴하지만 깔끔하고 모던한 호텔로 골라봤다. 11월이었기에 금방 어둑어둑 해졌고, 먼저 M과 만나서 칵테일 한 잔을 하고 산책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