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W48: 더 자유로워졌고, 행복했던 일주일

내일 토요일은 완전히 전원을 끄고 쉬고 싶어서 금요일에 한 주를 돌아보며 기록을 남긴다.
 
오늘 점심은 직접 집에서 만든 Thai Chicken Coconut Soup. 눈보라가 치고 추워진 날씨에 집에서 따뜻하게 수프 요리를 많이 했다. Cream of Mushroom Soup도 처음 시도해 봤는데 꽤 맛있었네. 나는 계획하는 걸 참 즐긴다. 그래서 남편과 맛있게 먹을 레시피를 찾아보고 계획하는 것 또한 내 일상 속 즐거움 중 하나. 집에서 만든 요리를 남편이 잘 먹는 걸 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남편이 휴가여서 둘이서 데이트 겸 기분전환 겸 해서 외식을 좀 했다. 월요일에는 피자헛 런치 뷔페에서 샐러드랑 피자를 적당히 먹었고, 화요일에는 3년 전부터 연례행사로 매년 한 번씩 방문하는 STHLM Brunch Club에 다녀왔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따뜻한 레디에이터 옆에 남편과 마주 보고 앉아서 행복했고 또 행복했다. 일상 속 소소하고 따뜻한 기억을 또 하나 만들었다.
 
회사 동료들이랑 작별인사를 하면서 외식을 유난히 많이 하고 있다. 목요일에는 이직을 하는 아주 오랜 동료와 Omayma에서 내가 언제나 주문하는 메뉴를 주문해서 먹었다. 언제 다시 Omayma에서 점심을 먹을지 모르니 맛있게 먹자고 얘기도 나눴고, 미래에 대한 얘기, 명상과 운동에 대한 얘기를 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나랑 참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각자 따로 성장한 이후 다시 대화를 나누니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성장해서 참 많이 닮아갔다는 걸 느꼈다. 이날 퇴근 후에는 구 동료, 현 동료 이렇게 여자 셋이서 모여서 베트남 쌀국수를 먹었다. 
 
영국에서 나고 자란 남편의 소확행은 아스톤 빌라의 축구 경기를 보면서 salt & vinegar crisps를 와구와구 씹어 먹는 것인데 최근엔 나도 호르몬 때문에 간식이 먹고 싶어서 초콜릿과 나초 칩, 버터와 딜 (dill) 맛 칩스를 남편 간식 사면서 함께 샀다. 그런 간식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다양한, 조금 더 건강한 간식도 잔뜩 주문했다. Dig에서 나온 레몬 케이크 볼을 회사에서 먹어보고 반해서 그것도 주문했고, 예전에 먹어보고 맛있었던 간식들과 새로운 간식들도 시도해 보려고 샀다. 당분간 운동 후 입이 심심할 일은 없겠네.

 
요즘 짐에서 푹 빠진 것은 사우나와 브루커피. 운동하고 따뜻한 사우나실에서 명상을 하면서 누워있는 짧은 몇 분의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 그리고 집에 오기 전, 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따뜻한 브루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 천국이 따로 없다. '오운완'했다는 내 자신이 뿌듯한 그 순간!
 
매주 4회 운동을 하는 것이 습관으로 굳혀지고 있다. 오늘은 호르몬 때문에 기분도 별로고 컨디션도 안 좋아서 운동을 가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 가는 게 옳은 선택이었다. 운동을 하고 난 이후에야 기분이 좋아졌으니까. 근육을 키우고 몸이 변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게 참을성 없는 나로서는 괴로웠는데 이제는 그런 과정마저도 전부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번주 운동 강도를 돌아보니 9/10 아니면 10/10이다. 그만큼 나 자신의 체력적, 정신적 한계를 밀어붙였다는 말. 하루하루 서서히 조금씩 달라지는 내가 자랑스럽고, 기특하고 대견하다. 나 정말 잘하고 있어, 대단해.
 
매일 내 생각과 감정을 파고들며 성장하는 것은 멈추지 않고 있다. 요즘 내가 한 단계 더 발전할수록 도와주는 멘토는 바로 Lisa Nichols. 그녀가 읽어주는 오디오북을 들으며 내가 가진 제한적인 생각, 부정적인 감정을 바꾸고 또 바꾸고 있다. 사업을 다시 준비하며 그전에 배우지 않았던 것들, 시간이 없어서 또는 몰라서 못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알아보고 공부해나가고 있다. 온라인으로 정보를 접하며 내가 몰랐던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동시에 나를 설레게 하는 비전과 목표를 며칠에 걸쳐서 정했고, 이미 결과가 이루어진 것처럼 상상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것을 습관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새롭게 엄청난 긍정 에너지를 담은 확언문도 작성했다. 훨씬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
 
동료들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명상 세션을 지도했다. 확실히 다음번에는 소리를 내서 연습을 하고, 목을 잘 푸는 것으로. 마지막이라서 더 많은 동료들이 조인해 준 것에도 감사했다. 회사에서 마주친 다른 여러 명의 동료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말에 마음이 따스해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오늘 했던 코칭 클로징 세션. 마지막 세션에는 클라이언트와 지난 몇 달간을 돌아보며 클라이언트가 성취한 것, 축하하고 싶은 것 그리고 그 모든 경험을 통해서 배운 것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외부의 상황을 성장할 기회로 보고 용기를 내어 더 행복한 미래를 선택하고 만들어 온 클라이언트가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작별 인사를 하는데 눈물이 글썽. 이런 뿌듯함 덕분에 계속 코칭을 한다. 누군가의 삶의 일부분 속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은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다. 코칭을 하면서 클라이언트를 통해서 나를 돌아보게 되고, 그 경험을 통해서 때때로 나 자신이 들어야 할 말을 클라이언트에게 해주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번 한 주도 나는 나를 진심으로 소중하게 대했고, 내 에너지가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감사의 에너지를 전했다. 수고했어,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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