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V37: 행복은 내가 상상하지 못한 곳에 있었다.

이번주 어느 날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 창밖을 바라보며 완벽한 행복함을 느꼈다. 

 

스웨덴어로 된 책을 술술 읽어가는 나 자신을 자각하면 아직도 얼떨떨하고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지 하는 생각을 한다. 

 

과거 10대의 나는 전혀 생각 못한 장소에서, 몰라서 꿈도 꾸지도 상상도 하지 못한 시공간에서 완벽한 행복을 체험한다.

 

완벽한 행복. 어떤 무엇도 지나치지 않고 모자람이 없는 완벽한 행복.

 

타인, 부모와 사회가 주입한 행복에 관한 믿음과는 전혀 관계 없이 온전히 나만의 행복을 찾았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 행복.

 

(가끔은 흔들릴 때도 있지만) 내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들로 가득찬 내 삶.

 

운동, 스웨덴어, 일 (마케팅).

 

한 번도 마케팅을 천직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요즘은 마케팅이 내 천직이라는 것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다른 사람들의 삶과 비교하지 않고 나는 꿋꿋이 내가 디자인한, 내가 직접 선택한 삶을 살며 행복을 누린다. 
 

청명한 가을 하늘. 상쾌한 공기. 남편과 집에서 손수 만들어 먹는 점심. 그리고 디카페인 커피 한 잔. 

 

빨래도 널었고 주말 계획도 세웠다. 또 하나의 완벽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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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월은 폭풍처럼 스웨덴어 과제와 시험이 몰아친다. 덕분에 실력도 더 쑥쑥 늘고 있다.. 고 믿는다. 회사에서 휴가 받아서 스웨덴어 시험치는 여자가 바로 나다.

 

 

이번주는 클핏 박스가 번잡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사진은 없지만 크로스핏 주 4회 완료. 솔직히.. 어깨 부상 때문에 제대로 트레이닝을 할 수가 없어서 짜증도 나고 좌절감도 느낀다. 그럼에도 어깨 부상을 통해서 내 몸에 대해서 더 배우고 있고, 다른 부위를 열심히 더 트레이닝을 할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래서 front squat 워크샵, 러닝 워크샵 등 하체 위주로 트레이닝 더 하는 중. 그 외에는 SATS 가서 사우나도 하고, naprapat 치료도 받았다. 오늘은 SATS에서 오랜만에 머신을 써서 운동했음. 오랜만에 lat pulldown & seated row 했다. 오랜 시간의 PT와 공부를 통해 free weights, 기구를 넘나들며 자유자재로 운동하는 나, 멋쪄!

 

 
 

 

 

요즘은 여기 저기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10월 중순에는 회사에 새로 들어오는 동료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둘 다 아는 지인을 통해서 이어진 관계. 그리고 예전 회사에서 내가 멘토로 삼을만큼 멋지다고 생각한 S와 2주 뒤 런치를 하기로 했다. 몇 년 만에 만남이다. 기대 돼.

 

 

 

이번주 먹은 것들. Kantarell 버섯 철이라서 오랜만에 västerbotten 치즈까지 넣은 파이를 구웠다. Espresso house에서 7월 내 생일 기념으로 준 쿠폰을 가지고 공짜 커피도 마셨고 (럭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프로틴/스낵바를 찾아서 헤매고 있기도 하다. 어제 런닝 워크샵 가기 전에 배가 고파서 못 참고 Fern & Fika 라는 아주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카페를 방문해서 vegetarian toast도 먹어치웠음.

 

사실 요즘 두 가지 이유로 외식을 자제하고 있는데 그러니까 정말 돈을 쓸 데가 없다. 건강한 whole foods 위주로 먹으면.. 식비가 저절로 아껴지잖아? 좋은 재료로 내가 손수 만든 집밥이 최고야.

 

 

디자이너로부터 옷 잘 입었다 칭찬을 들었던 이번주. 드디어 날씨가 쌀쌀해져서 미리 사둔 가을 옷을 마음껏 입고 다닐 수 있게 됐다. 행복해.

 

 

 

 

이번주 나머지 랜덤 사진. 런닝 워크샵 이후 울 클핏박스 또 다른 파워커플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같은 기차를 타고 집에 왔다. 공통점이 많아서 남편도 나도 친해지고 싶은 커플! 향수 시향하러 가는 게 왜 이렇게 귀찮은지.. 까다로운 내 마음에 드는 새 향을 고르는 그 과정이 귀찮아서 오랫동안 써오던 향수를 몇 달만에 다시 구입했다. Mimosa & cardamom. 언제 맡아도 독특하면서도 좋은 향. 마인들러 세션은 생각보다 일찍 종료했다. 

 

 



 

 

기다리는 것들. 언젠가 딥티크와 aesop 향수를 시향하러 가야지.. 가야지 생각만 한다. 지금 쓰고 있는 향 좋은 바디로션들이 다 떨어지면 Meraki 바디로션을 써볼테야. 오랫동안 원했던 dietist 약속도 잡았고, 예테보리 예테보리 노래를 불렀는데 조만간 갈 것 같다. 어쩌면 스톡홀름 사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주말엔 남편이랑 허리 사이즈 재서 웨이트 리프팅 벨트도 주문해야 하고 크로스핏용 줄넘기도 사야 한다. 돈 쓸 곳이 없다고 하지만.. 여기저기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이 언제나 생겨난다. 재밌어, 즐거워.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