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V38: 아는 것이 힘이다.

오늘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정신이 없다.

 

이번주도 사실 어떻게 지나갔는지 정신이 없다.

 

일기를 쓰고 이번주를 마무리하고 나면 기분이 좀 개운해지려나. 생각의 흐름대로 써내려가는 글이지만 가장 중요한 독자는 '나'이므로 내가 읽기 좋게 쓸 뿐.. ^^

 

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몸 여러 군데가 아파서 이번주는 의사를 포함한 다양한 직업군들의 도움을 받으며 보냈다.

 

평생 내가 IBS를 겪고 있음을 알면서도 부정해왔는데.. 지난 몇 주간 증상이 너무 악화돼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끝내 의사와 dietitian의 도움을 청했다.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 따로 공부도 많이 하고 실험도 해보면서 최대한 다양한 음식을 먹었는데, 그게 사실 IBS가 있는 나에게는 오히려 해로운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번주는 정말 '나에게 맞는 식단'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고민하며 보냈다. 밖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외에 외식은 단 한 번도 안 했고 FODMAP 리스트에 맞춘 저자극 음식들로만 배를 채웠다. 다행히 심각할 정도의 설사는 약을 먹지 않고도 식단만으로 자연스레 멈췄고.. 의사의 진단을 기다리는 중이지만 내가 IBS라는 것은 거의 확실해졌다.

 

까다롭게 food label 확인하면서 쇼핑하는 사람들 보면서 한편으로는 참 건강하고 꼼꼼하구나 대단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왜 저렇게 유난이야 아무거나 먹으면 되지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그렇게 gluten free, lactose free 하며 성분표를 확인하고 쇼핑을 하는 처지가 되니 참.. 기분이 묘하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남편과 내가 함께 식단에 대해서 지난 몇 년 간 같이 공부도 했고 실험도 해오면서 점점 더 집에서 요리를 많이 했기 때문에 크게 습관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없다. 그저 쇼핑하는 아이템을 조금 변경해야 하는 귀찮음 뿐. 또 한 가지는 여행갈 때 조금 더 계획을 미리 해야 한다는 점. 나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은 정말 해도해도 끝이 없다.

 
또 이번주 나를 힘들게 한 다른 한 가지는 질질 끌고 있는 어깨 통증. 그래도 그 덕분에 오늘 엄청 웃었다. 1년 넘게만에 방문한 피지오에서 therapist가 너무나 웃긴 사진을 보여줘서 깔깔대고 웃었다. 어깨 리햅에 도움될 것 같은 정말 중요한 övning, exercise 하나도 추가로 배워와서 열심히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얍얍. 

 

어깨야, 얼른 나아줘 ㅠㅠ 요새 크로스핏 프로그램에 어깨 strength가 필요한 것들이 대부분이라 수업을 들으면서도 소외된 기분, 살짝 의기소침해지곤 했다. 코치들이 다 나에게 맞는 운동으로 바꿔주거나 잘 변형해주고, 또 스스로도 괜찮다 다독이지만 그래도 속상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얼른 낫고 싶다! Naprapat 치료는 질려서 잠시 쉬어가고 physio 운동으로 변경하려고 한다. 한 동네에 오래 살았더니 이렇게 나만의 전담 naprapat과 physiotherapist가 있다.

 

빨래도 돌렸고, 널었고.. 냉장고에 잔뜩 있던 토마토를 거의 다 써서 토마토 수프도 만들었고.. 도서관에 책도 싹 반납했고.. 이렇게 오늘 하려던 집안일은 다 했으니 이제 좀 쉬어야지!!

 

이번주도 수고했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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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입은 옷 & 새로 산 신발. 1년 넘게 고민하다가 결국 사버린 아디다스 운동화. 제일 마음에 드는 색상과 소재! 맨투맨 점퍼 예쁘다는 칭찬도 들었다. 

 

 
 
 
 

 

 

 

남편과 지난 일요일 방문한 Mariedals trägårdscafe. 디저트까지 먹었는데 이 이후에도 나는 한껏 예민해진 장 때문에 폭풍설사. 그 외에는 날도 좋고 음식도 나쁘지 않았고, 사실 다 좋았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의 두 번째 오피스가 이 근처에 있었는데 그때 동료들이랑 점심 달리기를 하면서 뛰었던 루트가 바로 이 곳을 지나가서.. 남편이랑 산책도 하며 예전 추억도 떠올렸다. 스톡홀름 곳곳에 내 추억이 쌓였고, 계속해서 쌓여간다.

 

이번주도 운동 완료. 메가포머는 몇 달 하고 벌써 질려서 + 귀찮아서 관뒀고.. SATS랑 클핏만 꾸준히 다니는 중. 클핏은 주 4회 나가려고 하고 있다.

 

 

 
 
 

 

 

 

이번주 먹은 것들. 장이 안 좋은데도 무시하고 토요일에는 햄치즈 토스트를 먹었고.. 그 이후 dietitian과 상담을 받고, 내 스스로 IBS에 찾아본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IBS 식단 (aka FODMAP)을 시작했다. 근처 카페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는데 chicory 파우더 베이스라서 독특한 맛이 참 향긋하고 좋았고, kvarg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 달고 맛있었음. 종류별로 사와서 오늘도 또 간식으로 먹었다. 블루베리랑 바나나 같은 걸 토핑해서 먹는다.
 

 
 
 
 
 

 

 

다행히도, 감사하게도 동네 도서관에 스웨덴에서 IBS에 관해서는 가장 유명한 dietitian인 Sofia Antonsson의 책 두 권이 구비되어 있어서 바로 빌렸다. FODMAP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관련된 단어와 표현들을 스웨덴어로 공부도 했다. 또 지금 읽고 있는 roman pappaklausulen은 너무 재밌어서 bookbeat으로 들으면서도, 책으로 읽으면서도 혼자 키득대곤 한다. 스웨덴어가 재밌어!

 

그리고 정말 자랑스럽게도 처음으로 의학 대화를 스웨덴어로 처음부터 끝까지 했음! 의사와의 화상 통화는 물론이고 dietitian과의 대화도 스웨덴어로 클리어. 모르는 표현 (e.g. uppblåshet)은 따로 찾아보고 익히기도 했다. 나 좀 멋졌어.

 

 



 
 
IBS 덕분에 반강제로 외식을 자제하고 다른 곳에 돈을 쓰고 있다. 크로스핏용 줄넘기를 남편꺼 내꺼 이렇게 2개 주문했고 웨이트 리프팅 벨트도 결국 주문. 남편과 내 허리 사이즈가 비슷해서 벨트는 하나로 공유하기로. 겨울 보온용 악세사리도 구매했고, 나의 IBS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 원래 예약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안 가기로 결정했다. 남편 생일에는 그래서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썰기로. 2019년? 18년? 남편 생일날 갔던 레스토랑에 다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