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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짱짱한 한여름에 갑자기 스웨덴의 크리스마스 사진을 올려본다. 사진첩을 뒤지다가 발견한 사진들이 너무 좋은 기억들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에. 가까운 Mall of Scandinavia에서 크리스마스 장식과 찍은 사진! 친구네 커플과 같이 traditional한 julbord를 먹으러 Nacka에 있는 Nyckelvikens Herrgård에 갔었던 기억들. 남편과 둘이서 Skansen 크리스마스 마켓을 다녀온 적도 있었고. 시어머니네 댁에서 이렇게 손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던 기억도 있다.

호텔을 예약할 때마다 체인 호텔을 예약할지 아니면 부티크 호텔을 예약할지 고민을 하곤 한다. 체인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피트니스 센터. 부티크 호텔의 장점은 유니크한 그 호텔만의 성격, personality. 이번 말뫼 여행에서는 부티크 호텔인 The Duxiana Malmo를 예약했다. 나는 Duxiana가 그렇게 유명한 가구 회사인 줄 모르고 리뷰가 좋아서 덜컥 예약을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가구가 정말 대박이었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호텔에서 가장 좋은 스위트였는데 그 전날 결혼식을 올리고, 호텔에서 리셉션을 진행한 신랑 신부가 늦게 체크아웃을 해서 우리의 체크인 시간이 늦어졌고, 리셉션에서 준 간식과 커피, 맥주를 마시며 호텔 로비에서 체크인을 기다렸다. 중요한 것은, 로비에 있는 가죽 의자..

리스본 여행을 다녀온 뒤로 일상에 대한 감사함이 더 커졌다.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내게 중요한 것들인지 깨닫고 온 여행이었다. 스웨덴에서 사는 것이 내게 얼마나 잘 맞는지 배우고 돌아왔달까. 매일 아침 눈을 뜨고, 회사 일을 하고, 남편과 함께 요리를 하고, 운동을 하러 가고. 그러다 가끔 친구들이나 가족들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오페라나 그림을 그리며 샴페인을 마셔도 보는 등의 색다른 경험도 하고. 맛있는 커피를 찾아서 내 행동반경 이내 스톡홀름에 있는 카페란 카페는 다 찾아가 보고. 그렇게 겹겹이 쌓아가는 일상의 기억들이, 나는 참 따스하고 좋다.

지난 2-3년 동안 남편과 나는 굉장한 미식가로 거듭났다. 무엇에든 금방 질려하는 내 성격은, 음식에도 예외가 없어서 집에서 요리를 할 때면 언제나 새로운 레시피를 찾아서 요리를 하다 보니 정말 자연스럽게 요리 실력이 쑥쑥 늘었다. 거기다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에 못 쓴 돈을 외식 및 파인 다이닝에 썼다! 작년과 올해 사진첩을 뒤져서 뭘 먹고 다녔나 사진을 찾아보니 이렇게 많은 사진들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확실해졌다. 그래, 이렇게 잘 먹고 다녔는데 살이 안 찔리가 없지! 사진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고 배가 부르다. 맛있는 것들은 이렇게 이미 왕창 먹어뒀으니, 이제는 몸매 관리에 신경을 쓰기로 하자.

스톡홀름에서 약 한 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인 Trosa. 남편이 예전에 가족들과 가본 기억이 있는데 정말 정말 정말 좋았다고 해서 내 생일을 기념해서 둘이 트로사에서 1박을 하고 왔다. 역시 스웨덴 소도시를 여름에 여행하는 것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행복감을 안겨준다. 천국이다. 귀여운 형형색색의 집들, 행복하고 여유로운 사람들, 맛있는 음식, 그리고 멋진 날씨까지. 정말이지 하나도 모자란 게 없다! 지내는 이틀 동안 매일 한 시간 넘게 둘이서 산책을 하고 마을을 둘러봤다. 남편이 Trosa Stadshotell & Spa 호텔의 1박 로맨틱 패키지를 예약해서 웰컴 피카, 스파도 즐길 수 있었다. 근처 카페에서 생일 케이크 한 조각도 사서 남편과 나, 단 둘이서 내 생일을 축하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

남편의 친한 대학 동기가 파트너와 어마어마하게 근사한 집을 샀다고 집들이에 초대를 해줬다. 그들이 사는 곳은 스웨덴 남쪽 Växjö. 한 번도 가본 적도 없고, 이때 아니면 언제 가보겠냐 싶어서 퍼스트 클래스 기차 티켓을 예매했고, 시내에서 가장 좋은 호텔인 PM & Vänner를 예약했다. 그 호텔은 소문대로 음식이 굉장히 맛있었다! 스탠더드 한 조식 메뉴에 소소하게 창의력 한 스푼이 들어간 메뉴들이 추가되어 있었다. 이를테면 마른 버섯 토핑이라던지. 미식을 즐기는 여행자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조식. 여행을 많이 다니며 다양한 호텔에서 머물러봤고 조식을 먹어봐서 더더욱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옥상에는 따뜻하게 데워진 쟈쿠지, 차가운 풀 그리고 사우나가 있었는데 아무도 없어서 혼자서 여유롭게 즐기다가..

몇 년 전 싱글일 때, 혼자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의 시그튜나를 방문했었다. 그 당시 여름이어서 내 플레이리스트에는 로드트립 기분을 내고 싶어 컨츄리 송을 가득 채웠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우연히 발길이 멈춘 카페에서 먹었던 달콤한 도넛과 따뜻한 아메리카노 하나 잔. 그리고 2022년 연말,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릴 주말에 남편과 함께 둘이서 시그튜나를 다시 찾았다. 누군가와 함께 겨울에 찾은 시그튜나는 내게 새로운 기억을 한 아름 안겨주었다. 여름에도 귀여웠던 좁은 골목들은 눈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뒤덮여 더더욱 사랑스러웠다! 정말이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고 귀여운 도시. 멋진 크리스마스 여행을 원해서 주니어 스위트에 럭셔리 패키지를 예약했고, 역사가 잔..

몇 년 전 린쇼핑에 출장을 가려고 했었는데 그때는 걱정이 많았었다. 스웨덴어를 거의 못할 때였고, 그 지사에 아는 동료들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다행인지 그때 출장은 무산됐었다. 지금은 내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져여서인지 아주 기분 좋은 출장을 다녀올 수 있었다. 린쇼핑 내에서는 스웨덴어만 사용해서 길을 찾고, 주문을 했고, 나를 아는 동료들이 꽤나 많아져서 점심을 같이 먹는 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내가 리드했던 리더십 그룹 코칭에 참여했던 동료 세 명들과는 미리 점심 약속을 예약해서 먹기까지 했다. 다들 너무나 살갑고 반갑게 맞이해 줘서 내가 끌어당김의 법칙을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을 다시 한번 가지게 됐다. 린쇼핑은 정말이지 조그맣고 귀여운 도시였고, 사람들이 이웃들을..

작년 코칭 수업을 같이 들으며 친해진 독일 친구 두 명은 스톡홀름에서 조금 떨어진 베스터로스에 산다. 당시 이사를 앞두고 있던 만삭의 친구 M과 한 아이의 엄마인 D를 오랜만에 만나러 베스터로스로 훌쩍 기차를 타고 가서 1박을 하고 왔다. 지난번 베스터로스를 찾았을 때도 1박을 했었는데 그때는 Migrationsverket에 ID를 신청하기 위해서였다. 스톡홀름은 몇 달이나 예약이 꽉 찬 상태여서 가볍게 남편과 함께 새로운 도시를 여행할 겸 겸사겸사 다녀왔었다. 당시 어마무시하게 큰 호텔방을 예약했었는데, 그 가격에 그 정도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혼자 여행이라 이번에는 저렴하지만 깔끔하고 모던한 호텔로 골라봤다. 11월이었기에 금방 어둑어둑 해졌고, 먼저 M과 만나서 칵테일 한 잔을 하고 산책도 하고, ..

남편 생일 선물의 의미로 예약해 둔 남부 지방 여행이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됐다. 약 2년 만에 다시 찾은 예테보리는 여전히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었다. 도시 전체가 다정한 느낌이랄까. 갈 때마다 내가 무척이나 반가운 손님인 듯 나를 반겨주는 기분이 든다. 코로나 때문에 결혼식과 혼인신고를 하는 과정이 처음 계획했던 것과는 대부분 꽤나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혼인신고만큼은 처음 계획했던 대로 예테보리 시청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사는 곳은 스톡홀름이기 때문에 "남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정말 우리 식대로 아주 편안하게 법적인 부부가 됐다. 익숙하지 않고 내게 불편한 메이크업이나 헤어 대신 평소 하고 다니던 스타일에 잘란도에서 산 흰 드레스를 입고, 꽃다발도 없이, 사진사도 고용하지..

2019년 6월 이후 두 번째 방문. 내 생일 기념으로 다녀왔던 이번 여행이 조금 더 특별했던 것은 서프라이즈 프러포즈 때문에. 2년 전보다 호텔은 더 좋은 곳으로 예약했고, 두 번이나 파인 다이닝에 가까운 수준의 식사를 즐기고 돌아왔다. 역시 난 여름에 다양한 스웨덴 도시를 여행하는 걸 참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