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7-10. Göteborg. 우리 방식대로 법적인 부부 되기.

남편 생일 선물의 의미로 예약해 둔 남부 지방 여행이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됐다. 약 2년 만에 다시 찾은 예테보리는 여전히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었다. 도시 전체가 다정한 느낌이랄까. 갈 때마다 내가 무척이나 반가운 손님인 듯 나를 반겨주는 기분이 든다. 
 
코로나 때문에 결혼식과 혼인신고를 하는 과정이 처음 계획했던 것과는 대부분 꽤나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혼인신고만큼은 처음 계획했던 대로 예테보리 시청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사는 곳은 스톡홀름이기 때문에 "남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정말 우리 식대로 아주 편안하게 법적인 부부가 됐다. 익숙하지 않고 내게 불편한 메이크업이나 헤어 대신 평소 하고 다니던 스타일에 잘란도에서 산 흰 드레스를 입고, 꽃다발도 없이, 사진사도 고용하지 않은 채.
 
모든 과정 동안 나는 떨리는 마음 하나도 없이, 아주 평온하고 편안한 마음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증인은 딱 두 명만 허가해 줘서 시어머니와 파트너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 둘은 혼인신고를 법적으로 유효하게 해주는 officiant의 물음에 동의하고, 짧은 선언을 같이 낭독했다. 모든 과정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역사가 깊은 예테보리 시청 내를 구경하는 것도 즐거웠다. 결혼식이 끝난 뒤 조촐한 뒤풀이는 눈을 즐겁게 하는 컵케익을 파는 작은 카페에서 fika로. 글을 쓰면서 떠올리는데, 컵케이크는 정말이지 달콤하고 맛있었다!
 
그 외에도 2년 전과는 내 삶의 정말 많은 부분이 달라져 있었고 그래서 더욱더 특별한 여행이었다. 지난번보다 더 좋은 호텔에서 지낼 수 있었고, 우리가 직접 시어머니와 파트너의 1박 비용까지 대줄 수 있는 재정적 여유로움을 갖게 됐다. 가격을 생각하지 않고 멋진 곳에서 근사한 저녁을 우아하게 즐길 수 있는 자유, 원하는 때에 아무 카페나 들어가서 맛있는 커피와 달달한 빵을 시켜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여행. 다시 떠올려보니 더더욱 행복하다.
 
고마워, 나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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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ådhuset, Göteborgs Stad. 그리고 기차 역에서 프린트한 사랑스러운 우리 사진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올랐다.

 
 
 

Yoga @ Radisson Blu Scandinavia Hotel Gothenburg. 숙박에 포함된 요가 클래스도 놓치지 않고 들었다.

 
 
 

@ Radisson Blu Scandinavia Hotel Gothenburg. 너무나 내 취향이었던 우리 방.

 
 
 

Cafes @ Göteborg.

 
 
 
 

@ La Cucina.

 
 

오늘 환율로 계산했을 때, 호텔 비용은 한화로 약 86만원 썼다. 이런 여유로움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