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V17: 새로운 변화의 물결 🌊

주간 일기를 쓰며 지나간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 느꼈던 감정을 곱씹어보고 소화한다. 그 시간을 자유롭게 놔주는 나만의 의식.

 

부활절은 가족과 함께 보냈다. 한국에서 살 때 내게 가족 모임은 언제나 불편한 것, 피하고 싶은 것, 괴로운 것이었다. 특히 부모의 갈등을 불러 일으키는 끔찍한 이벤트였는데.. 그런 과거의 트라우마들을 마주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지나오니 새로운 가족들과의 만남이 예전처럼 괴롭지만은 않다. 내 관점은, 스웨덴어 원어민들과 공부를 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 생각보다.. 내 스웨덴어가 많이 늘었더라. 이제는 대화의 거의 전부를 다 알아듣는다. 아직도 자유롭게 내 의견을 표현하려면 멀었지만. 많이 웃고, 잘 먹고 돌아왔다. 그렇잖아도 이집트 휴가 이후 집에 먹을 게 없었는데 시부모님이 준비 해주신 음식으로 배불리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왔다.

 

소비자의 권리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비행기가 딜레이 되자마자 남편과 나는 항공사에 바로 클레임을 걸었다. EU 소비자법에 따라서 항공사에 보상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온라인 검색을 해보니, 인당 600 EUR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집트에서 하룻밤을 썩 나쁘지 않은 메리어트 호텔에서 공짜로 보낼 수 있었고 거기다 보상금까지 두둑하게 받게 됐다. 불편한 순간들이 지나고 다 돌아보면.. 우주는 무한히 풍요롭다. 부족함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득이다. 그리고 그렇게 특별한 경험을 한 덕분에 회사 동료들, 가족들과 이야기할 거리도 생겼고 남편과 새로운 추억도 쌓였다.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니 IBS flare-up이 더 심해졌다. 적당히 가려 먹다보니 증상이 낫지 않아서 어제부터 완전 클린한 식단을 시작했다. 증상이 나을 때까지 바나나, riskakor, 감자, 아몬드 우유만 섭취하려고 한다. 살은 확실히 빠지니.. 좋은건지.

 

휴가 이후 3주 만에 만난 코칭 클라이언트와 즐겁게 대화도 나눴고.. 오피스 출근한 날에는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레오 대추를 동료들과 나눠먹었다. 이렇게 일주일이 또 지나갔다. 아직 날씨는 춥지만.. 이집트에서 돌아오니 벚꽃들이 다 피었더라. 훌쩍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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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 전, 그리고 돌아오고 나서 먹었던 집밥. 2주 넘게 냉장고에 묵혀둔 바나나로 바나나 브레드를 만들었다.

 

 

 

 

 

 

이집트 휴가 전 찍어둔 러기지. 운동복을 정말 왕창 사들였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잘 입고 있다. 이집트 휴가 중 주문했던 체지방 측정 기계도 잘 도착해서 개시했다. 크로스핏 짐에 있는 인바디 기계를 안 쓰고 집에서 가볍게 측정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한지. 우주는 정말 풍요롭다. 내 삶은 언제나 더 나아지고 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휴가가 끝난 뒤, <세피아빛 초상>은 잠시 덮어두고 <이방인>의 마지막 챕터를 읽어 나갔다. 독후감을 써야지. 마케팅 트렌드 책도 두 권을 번갈아가면서 읽고 있는데.. 내 취향에 더 맞는 것은 <2025 트렌드노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5>에 비해서는 인사이트에 깊이가 더 있고 narrative가 더 잘 정돈된 느낌. 트렌드 책을 읽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그래서 내가 마케팅 일에서 못 벗어난다. 뼛속부터 마케터.

 

 

 

 

 

 

크로스핏을 관두고 나서 시작한 새로운 트레이닝 루틴은 이러하다. 아침 저녁으로 Träning Kvinnor라는 앱에 있는 스트레칭을 하고 (가끔은 남편과 함께), 주 1회는 아주 기본적인 헬스장에서 런닝을 하거나 웨이트를 하고, 2회는 필라테스 기구를 이용한 필라테스를, 2회는 기구 없이 매트 필라테스나 Barre. 그리고 하고 싶을 때면 요가 스튜디오에서 요가 수업을 들으려고. 바쁘다 바뻐.

 

 

 

 

 

 

우리 동네 근처 봄 풍경. 꽃들이 만개해서 너무나 예쁘다. 그리고 어제 새로 시작한 헬스장에서 트레이닝을 개시했다. 예쁜 트레이닝복 입고 트레이닝하는 재미가 너무 쏠쏠해.

 

 

 

 

 

 

이집트 여행 후, 스웨덴어를 매일 두 시간씩 공부하겠다던 비현실적인 계획은 완전히 집어치우기로 했다. 내려놨다. 그냥 되는대로 최대한 코스 분량을 따라가는 게 내 목표가 됐다. 무리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부담 주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만큼만 하기로. 나는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억지로 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로 의도한다 ❤️ 어제 온라인 렉쳐에서 배웠던 내용 중 한 부분.

 

 

 

 

 

 

이집트의 뜨거운 열기 때문인지 핸드폰 케이스의 실리콘이 벗겨졌다. 꽤 오래된 기종을 쓰고 있어서 스웨덴 국내에서는 예쁜 케이스를 주문할 수도 없다. 새로운 핸드폰 느낌을 주고 싶어서 케이스티파이 케이스 2개를 주문해뒀는데 배송은 아직이다.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골드 악세사리도 샀다. 이렇게 자기 관리하는 게 재밌다. 내면도, 외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