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너는데 그냥 행복했다.

혼자 집에서 빨래를 널었다.

 

근데 그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 순간 집에서 가정주부로 집안일 하면서 사는 것도 행복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퍼뜩 스쳐지나갔다. 

 

처음이었다. 

 

언제나 난 누군가에게 내 가치를 증명하기에 바빴다.

 

어린 시절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난 언제나 누군가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애쓰며 살아왔는데.

 

그렇게 평생 했었고, 그렇게 하지 않는 법을 몰랐었으니까.

 

근데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애쓰지 않고 살아도 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반복해서 그런 생각이 서서히 든다.

 

스웨덴에 와서 나는 참 나 스스로에게 착해졌다.

 

나 스스로를 소중히 대하는 방법을 배웠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아도 괜찮다는 것을 배웠다.

 

한국에서 경쟁에 치여 살던 십대 때의 난 정말 외로웠고 괴로웠다.

 

고통 속에서 몸부림 쳤지만 그 누구로부터도 정서적인 위로, 안정, 서포트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때의 나는 미래의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혼자 숨죽이며 눈물 흘리며 잠들면서 손을 내밀었다.

 

미래의 내가 그 손을 잡아주길 바람면서.

 

반복해서 기시감을 느낀다.

 

그때 내가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던 미래의 내가 바로 지금의 나.

 

그렇게 힘들고 슬펐던 나는 지금의 내가 되었다.

 

혼자서 오롯이 멋지게 씩씩하게 견뎌냈다.

 

참 잘 싸웠다. 아니, 싸웠다기보다는 그저 버텼다.

 

외로움, 슬픔, 괴로움을 혼자서 끝끝내 버텨내서 이겨냈다. 

 

그리고 상기한다. 나는 세상을 바꾸지 않아도 되고, 세상은 바뀔 필요도 없다는 것을.

 

그저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경험을 하러 여기에 온 것이고

 

타인은 타인의 경험을 하러 온 것이다. 

 

지구에서의 삶에는 좋고 나쁨이 없고

 

맞고 틀림도 없고 

 

우열도 없다.

 

진정한 자유로움은 바로 이것을 깨닫는 데 있다.

 

나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이 삶을 택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남들 앞에서 잘났다고 자랑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유명해지기 위해서도 아니고, 힘들게 겨우겨우 하루하루 견뎌내려고 이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저마다의 삶이 있다.

 

나는 정말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지구에서의 삶을 택했다.

 

몸도, 마음도, 모든 방면으로 그저 행복하기 위해서 이 삶을 택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풍요로움과 행복을 누리면 더 큰 행복과 풍요로움은 우주의 법칙대로 끌어당겨져서 올 수밖에 없는

 

아주 당연한 결과다.

 

우주의 법칙이니까.

 

그게 내가 선택한 삶이다.

 

나는 행복하다.

 

지금도 행복하고 미래의 나도 행복하다.

 

나는 영원히 행복하다.

 

행복한 나는 그래서 반짝반짝 빛난다.